5월은 어린이날도 있지만 우리 집 큰아들 하람이의 생일이 있는 달이랍니다. 그런데 하람이가 엄마한테 갤럭시 워치를 선물로 받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응? 갑자기?" 그래서 알아보니 친구들이 많이 차고 다니기도 하고 아빠 엄마도 차고 다니고 아무튼 그게 부러운 거 같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갤럭시 워치 4 클래식을 차고 다니고 있지만 앱을 막 찾아서 설치하고 사용하는 경우는 별로 없거든요.
처음에는 테스트도 하고 활용방법 찾으려고 여러 가지 앱도 설치하고 다양하게 써 봤지만 결국 폰과 연동해서 본격(?)적인 건 폰으로 하게 되고 워치만으로 활용하는 건 적응이 잘 안 되었어요. 그래서 조심스레 지난 4월에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핏3을 보여주면서 이건 어떠냐고 물어봤었죠.
그런데 제가 얘기한 장·단점보다는 본인의 기준이 있더라고요. 배터리 오래가는 건 끌리는데 디자인이 원형이 아닌 사각형인 게 안 이쁜 거 같다고요. 결국 고민을 하더니 자기 성격상 배터리가 짧은 건 안 될 거 같다며 조금 안 이쁜 갤럭시 핏3으로 결정이 되었고 주문을 하려고 봤더니 이런 품절입니다.
갤럭시 핏3은 2024년 2월 23일부터 아시아, 중남미 등의 일부 국가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되었지만 당시 한국 출시 일정은 미정이었어요. 그러다 지난 4월 3일 공식 출시되었고 출시와 동시에 완판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물량이 얼마였는지는 모르겠만요. 그래도 이제 시기가 지났으니까 품절일 거라고는 생각 안 했는데 품절 표시 보니까 살짝 당황스럽더라고요. 삼성닷컴 사이트에 물량 입고 알림 신청을 해 놓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죠. 그래도 국내에서 사는 거니까 하람이 생일 전에는 주문하고 받을 수 있겠다 생각하면서요.
그리고 4월 30일에 5/2 목요일에 입고된다는 알림이 왔고 5월 2일 오전에 주문 성공해서 이틀 뒤인 5월 4일에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하람이 생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전자제품 게다가 신제품을 굳이 보관했다 줄 필요가 있을까 싶어 먼저 전달을 했는데 생일 때 줘야지 아빠는 감성이 부족하다면서 좋다고 바로 개봉을 했답니다. 스마트 밴드류는 이전에 미밴드만 사용을 해 봤고 갤럭시 핏3은 실물은 처음 봅니다. 그런데 최신 미밴드도 그렇지만 갤럭시 핏3도 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구분만 워치가 아닌 밴드로 하는 거고 외관은 손목시계네요.
구성품은 정말 단출합니다. 갤럭시 핏3, 간단 사용 설명서 그리고 충전 독이 달려 있는 C 타입의 케이블, 이런 전용 충전독이 달려 있는 거 정말 별로인데 이것도 조만간 표준화되고 통일되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밴드는 조금 특이한 방식입니다. 핀으로 결합하고 남은 밴드를 밖에 클립으로 고정하는 방식이 아닌 안쪽으로 넣어서 잡아주는 방식을 사용하네요.
갤럭시 핏3 자체는 사각형을 기반으로 테두리는 둥근 형태로 마감했고 우측에는 홈 버튼 역학을 하는 물리 버튼과 기압 센서가 전부입니다.
시계 바닥 쪽에 광학 심박 센서가 큼지막하게 달려 있고 마그네틱 방식의 충전 단자 그리고 클립을 분리하기 위한 물리 버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 물리버튼을 이용한 밴드 분리는 너무 손쉽게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화면은 1.6인치(40mm) 크기의 256 x 402 해상도를 가진 AM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 있는데 전원을 켜니까 시작하는 환영 메시지가 나름 화려합니다. 잠깐 본 게 전부이지만 화면 쨍하고 좋네요.
화려한 화면을 뒤로하고 세팅을 해 주는데 여기서 정말 짜증 나는 문제가 발생을 하는데요. 이 제품은 위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14세 미만인 하람이가 사용할 거란 말이죠. 그래서 부모 동의 절차가 폰으로 진행이 되는데 난데없는 '웹페이지를 불러올 수 없음' 화면만 반복적으로 발생합니다. 하람이는 '나는 아직 못 쓰는 건가?' 싶어 불안해하고 진행은 안 되고 이 와중에 하람이는 또 삼성 계정을 잊어버렸고 제가 관리하던 정보로 로그인하고 동의를 해도 여전히 보이는 '웹페이지를 불러올 수 없음' 화면이 뜨네요.
결국 방법을 찾긴 했는데 이게 저만 그런 게 아니고 이미 같은 문제를 겪으신 분이 삼성 멤버스에 글도 올리셨더라고요. 삼성계정 사이트(account.samsung.com)에 로그인해서 '내 가족 그룹 구성원'에 그룹을 만들고 거기에 보호자와 아이의 관계를 등록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정상적으로 보호자 동의 프로세스가 진행됩니다. 아니 이러면 '웹페이지를 불러올 수 없음' 화면을 부여줄 게 아니라 안내 페이지를 보여줘야죠. 이게 도대체 뭐 하는 건지. 삼성에서 이런 배려도 없이 프로세스 누수가 있으면...
아는 사람만 쓰세요. 뭐 이런 것도 아니고 하~
아무튼 제품 자체는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사실 아이들만 그런 건 아니죠.) 좀 험하게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갤럭시 핏3은 8만 9천 원이라는 나름 착한 가격에 삼성이라 A/S에 대한 부담도 적고 좋은 화면을 가지고 있죠. 많은 분들이 GPS의 부재를 아쉬운 점으로 많이 언급하시던데 이건 사용자에 따라서 그러니까 우리 하람이 같은 경우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라서 걸음 수 측정만으로 만족을 하니까 크게 와닿지 않고요. 저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마이크와 스피커가 없어서 전화통화가 안 된다는 게 가장 크고 다른 것들은 뭐 충분히 괜찮은 거 같던데요.
그나저나 삼성은 제품 잘 만들고 계정 등록 과정에 이런 오류 때문에 만족감을 확 떨어트리는 이런 건 빨리 조치해 주고 미리 테스트도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제품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이 만족해야 커서도 삼성 제품을 쓰는 거 아니겠습니까? 삼성 파이팅 좀 하자고요.